전 결혼식 한달 앞둔 예비 신부입니다...
신혼집을 미리 구해서 같이 산지는 두달 정도 됐는데...
이사 온후로 조용한 날이 없는것 같습니다..
지 랄 같은 집쥔이랑 몇번 싸우고...이젠 옆집과도 사이가 않좋네요...
1층 구석 연립집이라 사생활이 노출도 없을것 같고 신랑 출퇴근 편한 곳이여서 선택 했는데...
출퇴근은 편하지만 사생활 노출이 너무 잘 됩니다...것두 밖에 있는 옆집에게요...
옆집엔 40대후반에서 50대초반으로 보이는 부부와 23살 딸과 20살 아들이 사는데...
예전에 아저씨가 하던 사업이 망해서 아저씨는 노가다 일을...아줌마는 호프집을 한다더군요...
딸은 따로 나가 사는지 잘 안 보이고...아들은 가끔 보이는데...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저희 집 앞 구석 모퉁이에 오래 된 죽은 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 나무와 2층 올라 가는 계단 기둥에 빨래줄을 걸어 옆집에서 빨래를 넙니다...
안방 창문을 열어 침대 위에 앉아 손 뻗으면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깝죠...
양가 어른들은 우리 집앞이니 권리는 우리에게 있다며 빨래줄 끊어 버리라 하시는데...
어차피 우린 내년엔 이사 갈 생각이라 그냥 냅뒀더랬죠...
장마가 시작 되기 전이였죠...창문 열어 놓고 잠을 자는데...새벽에 인기척이나서 깨 보니...
옆집 아저씨가 창문 앞에서 빨래를 널고 가는 겁니다..
당시 창문엔 커튼도 없어서 어찌나 놀랬는지...결혼식 여유 있다고 천천히 해달랬는데...
서둘러 달아 달라고 커튼집에 재촉해서 서둘러서 달았죠...
커튼을 달아도 얇은거라 혹여나 하는 맘에 아무리 더워도 창문 닫아 놓고 잠을 잡니다;;;
그 후 옆집 아저씨도 놀랐는지 아침에 빨래 창문 앞에 널러 나오는 일은 없더군요...
낮에 빨래를 널어도 창문 앞에까진 안 널더라구요..바람에 날려서 창문까지 오긴 하지만요...
그래서 저흰 창문 앞에 빨래를 널어도 아무말 안하고 넘겼습니다...
며칠전 신랑 출근 시켜 놓고 잠도 안오고 침대 위에서 웨딩앨범 사진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데..옆집 아들이 창문 앞으로 스윽 오더니 또 빨래를 한참 널고 가는 겁니다...
신랑과 둘만 살고 집안에서의 제 옷차림은 속옷만 입고 있는건 아니지만 아주 편한 복장이죠...
커튼이 있긴 했지만 두꺼운건 걷혀진 상태고 얇은것만 쳐져 있는데다 방에 불이 켜져 있어서
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 상태였죠..
놀라서 방 안쪽에 가서 있다가 옆집 아들이 가고 나서 침대 앉아 창문을 닫고 하루 종일
있었더랬죠...
그날 저녁 전 학원에 가 있고..신랑 퇴근해서 돌아 오는 길에 옆집 아저씨를 만났었나봐요...
그래서 창문 앞에 빨래 너는거 얘기 했더니 전에 살던 사람들은 아무말 안했는데
우린 왜 그러냐고 하더랍니다..
빨래를 집밖에 널지 말라는게 아니라 창문 앞엔 좀 자제 해달라는건데...
아주 저희를 빡빡하게 사는 사람처럼 말하더랍니다..
그래서 신랑이 그럼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 해보라고...
우리가 빨래 널 때가 마땅치 않아서 그 집 안방 창문 앞에다 널면 어떨거 같냐구 했더니
아저씬 아무말 않더라고 했답니다...와이프랑 상의를 하겠다고 하고 끝을 냈다고 합니다...
그날 밤 제가 잠이 안와서 새벽 3시까지 안자고 있었는데...
잘려고 누웠을때 옆집 아줌마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빨래 널때가 없는데 그럼 어디다 널어 놓냐구요...
그 새벽에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우리 들으라고 소리 지르는 아줌마..
참 없어 보였습니다...
저 이집에 두달 살면서 아줌마나 딸이 빨래 널고 걷는거 한번도 못봤습니다...
한번씩 아줌마가 할때도 있겠지요...
그치만 제가 볼때마다 꼭 아저씨 아님 아들이 빨래 널고 걷어요...
그럼 더욱 조심해 주는게 저희에 대한 배려 아닌가요??
오늘 아침 일찍 옆집 아줌마가 저희 집 문을 두들기더라구요...아무래도 빨래 너는 문제겠지요..
제 옷차림이 너무 편한 복장이라 신랑이 나갔는데...가고 없더랍니다...
저희가 너무 냉정하게 사는걸까요...내년엔 이사 갈 생각이라 최대한 주위 집들과 안 부딪히며
살려고 하는데...몇년 살지 않더라도 걍 끊어 버릴거 그랬나봐요...
빨리 내년 가을이 왔음 좋겠네요 ㅡ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