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이 잦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치사율이 30%에 달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환자가 이달 중순 영국 히스로공항에 이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잇달아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MERS는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감염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17개국에서 600여 명이 감염되고 약 2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감염자 중 93%는 중동지역에서 감염돼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직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최근 MERS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부각된 것은 사람 간 감염 사례가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도 21일 총회에서 기후변화와 함께 MERS 확산 대책을 논의할 정도로 위험하게 보고 있다.
특히 국가 간 이동이 많은 휴가철과 함께 다음달 열리는 브라질월드컵이 맞물리면서 MERS 확산에 대한 염려가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MERS와 관련해 외국여행을 제한하거나 자제를 권고할 만한 상황이 아니지만 감염환자가 지금보다 늘어나고 감염 경로가 보다 명확해지면 여행권고를 하겠다"며 "MERS는 여행객과 비즈니스 출장자에 의해 다른 나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미국ㆍ유럽과 같은 장거리 여행을 할 때 12~13시간 이상 수백 명이 밀폐된 공간에서 지내기 때문에 MERS 코로나 바이러스나 다른 감염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승객이 같은 화장실과 세면대를 사용하고 만약 감염 의심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분무기를 뿌리는 것처럼 바이러스가 쉽게 확산될 수 있다.